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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며 발췌해놓은 구절을 공개하는 것이 이 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여....박필립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On the Origins of' Genocide' and 'Crime Against Humanity'
EAST WEST STREET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기원
Philippe Sands
정철승.황문주 옮김
출판사 : 더봄
<뉘른베르크의 재판>Judgement at Nuremberg
p.27 뉘른베르크 판결은 막 싹트기 시작한 인권운동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었다. 그 재판이 국가 지도자들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세우는,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p.33 숭고하면서 투박하고, 현명하지만 어리석으며, 시적이면서 평범한 이 도시를 다음과 같이 묘사...리바우는 특별한 맛이 있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하다고....하지만 나는 씁쓸하게만 기억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p.35 제노사이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살인의 행위가 집단을 파괴하려는 의도에서 자행되었다는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인도에 반하는 죄는 그런 의도를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p.39 거미 다리처럼 가늘고 긴 글자 모양이 페이지 전체에...
p.40 40년도 더 지난 오늘날, 부끄럽게도 내가 레온이 나리타에게 그들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일절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p.41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온전한 품위와 따뜻함, 그리고 웃음을 간직한 레온이 살아낸 과거 시절에 일어난 사건들의 암울함을 이해할....
두 분만 따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주제에 대해서 은폐와 역사의 언어, 즉 독일어를 ....
p.78 충동적으로 재건된 비엔나의 서부역으로 가서...아주 사적인 여행, 이해와 기억의 순간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
p.108 만약 미래에 어떤 나라가 그 나라의 인구 중 특정한 국적 또는 소수 민족을 의도적으로 말살하려고 했을 때 어떤 가해자이든 그 나라를 떠난다면 체포될 수 있습니다.
p.245 ...지루한 일을 계속했다. 그는 집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세계와 차단될 수 있었다.
p.248 가장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국가의 법원에서도 재판하여야 한다는 '보편적 사법권'
p.261 정신은 망가지고 개개인은 자신의 목숨에 무관심해졌으며...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처형의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추가적으로 인간성에 대한 말살과 분해 조치가 가해졌다.
p.263 기차는 '아름다움에 거의 관심이 없는'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p.266 5년이 지났지만 대화는 끊어졌던 곳에서부터 바로 다시 이어졌다.
p.275 렘킨은 자신의 장례식에 온 조문객처럼 우울하기만 했다.
p.282 현존하는 규칙은 정확하지 않았다. 새로운 무엇가가 필요했다.
p.287 전혀 현실감각이 없어 보이는 렘킨에게 그다지 감명을 받지 못했다.
p.290 영국은 이 단어(제노사이드)가 중요한 법률적 문서를 담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이상하다며 더욱 심하게 반대했다.
p.335 프랑크는 "내 한가지 야망은..."이라고 입을 열더니 "폴란드 국민들을 유럽 문명의 영광까지 끌어올리는 것 입니다."라고 밝혔다.
p.362 그는 활발하고 친절했으며 많지 않은 상속재산으로 25년 전에 매수한 성의 빛바랜 영광에 갇혀 사는 것 같았다.
p.365 '우아한 곡선과 세련된 충구멍이 있는 흉벽'으로 동양의 디자인을 갖추었다며...
p.368 편집인은 ....작은 마을 아우슈비츠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하고 만다.
p.373 ..반응을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나는 화가 나기보다는 슬펐다.
p.388 '별로 똑똑하지 않은 사기꾼'같은 인상을 풍겼다고 기술하였다.
p.417 "독일 사진사가 찍은 겁니다."기록관리자가 역설적인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p.421 ...환자와 같은 분위기, 텅 빈 레스토랑의 웨이터처럼 경련을 일으킬 듯 미친 루돌프 헤스와 비교하면...
p.423 "승리에 도취되고 부상에 고통받는 위대한 4개국이 복수를 선택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생포한 적을 법의 심판대 앞에 세운 것은 권력의 이성에 따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p.405 ...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시, <오래된 문제>The Old Issue에서 표현의 일부를 가져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에게로 다가가 악수를 하며 '긴 1분' 동안 교감을 지속했다.
p.427 지금까지도 종종' 인도적인 간섭'이라고 일컬어지는 행위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p.430 국가를 대표하여 행동하는 개인은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으며, 그래서 처벌은 그들에게 내려져야 한다." ...."국가의 권리와 의무는 인간의 권리와 의무이다."
p.436 그는 자기 세계에 갇힌 별 대수롭지 않은 사람 같았다. ... 늘 비웃고 중얼중얼 불평하는 모습이...
p.446 그는 '다른 세계에서 돌아온 사람'으로 소개되었는데....불과 몇 피트 떨어진 곳에 앉아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 남자를 보면 그가 얼마나 먼 길을 여행했는지, 얼마나 끔찍한 공포를 겪었는지 짐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p.451 "...땅은 비밀을 감춰주려 하지 않았다."
p.457 ...로젠베르크는 깜짝 놀랐다.'독일이 천년 동안 불명예스러울 거라고? 너무 멀리 갔다.!'
'그게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 궁금하다.'조들이 물었다.
p.471 그녀는 들었고 이해만 했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 과거와 기억에 대한 자신의 방식을 침묵으로 설명하고 있었다....."단지 아주 오래 전에 그 시기에 대해 기억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뿐 입니다. 나는 기억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어요."
p.474 레온의 사진이 나타날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눈에 띠게 부드러워져갔다.
p.477 '대담하다'고 말하다 미소로 마무리했다. 익숙한 미소였다.
p.482 "너의 두려움과 의심을 이해한다."
p.484 하지만 인생을 일과 걱정만 하면서 살 수는 없었다. ....'유럽의 요부들이 가진 은근한 '매력'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그렇다. 미국에서는 사실 모든 여성이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이 매우 민주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럽 여성들은 보통 볼품없고 종종 못생겼다. ...유럽 여성들은 남자를 유혹할 때 자신의 지적 능력을 사용한다. '지적인 게이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p.494 시작은 그렇지 않았다.
p.510 바로 개인이 '모든 법의 궁극적인 단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p.545 "...유일하게 그가 마지막으로 했던 정직한 행동."...."오늘 처음 그 생각을 해봤어요. 아버지는 그 모든 죄를 저지르지 않았던 작은 소년으로 되돌아가고 싶으셨나봐요."
p.549 국가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며 국제범죄의 처벌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라는 발상이 실현되기 까지는 50번의 여름이 지났다.
p.550 2007년 3월, 미국 지방법원 판사가 존 캘리몬의 미국시민권을 박탈하였다.
2007년 9월,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사법재판소는 세르비아가 스레브레니차에서의 제노사이트를 방지하지 못해 보스니아와 헤르체코비나에 대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이것은 제노사이드 조약 위반으로 국가가 구제사법재판소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p.551 2015년, 유엔 국제법위원회는 인도에 반하는 죄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제노사이드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국제협력도 마찬가지로 활발해질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었다.
p.552 집단에 초점을 맞춘'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는 '그들' 또는'우리'라는 의식을 증대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집단 정체성이라는 감정을 감정을 강조함으로써 이것이 바로잡으려는 바로 그 상황을 부지불식간에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한 집단과 다른 집단을 맞서게 대치시킴으로써 화해의 가능성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집단정체성이라는 감정이 현존하는 사실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1893년 사회학자 루드비히 굼플로비치(Ludwig Gumplowicz)"개인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집단의 일원이다."<<종족 간의 투쟁>> La lutte des races
생물학자 에드워드 O.윌슨(Edward O Wilson "우리의 빌어먹을 천성은 뿌리 깊은 것이다. 집단 대 집단은 지금의 우리를 만든 가장 중요한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집단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강제성을 느끼고, 일단 어떤 집단에 속하게 되면 경쟁 집단에 비해 자신의 집단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인 듯하다.제노사이드 범죄가 결국은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상황을 오리혀 더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p.555 레온과 리타 부흐홀츠는 여생을 파리에서 함께 살았다.그들의 딸인 루스는 영국 남자와 결혼하여 런던으로 이주하였는데 그녀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내가 첫째이다.
p.556 옛 주인들은 사라졌지만 그들의 흔적과 공간은 지금도 남아있다. 어두운 건물, 기차 소리, 커피와 체리향...., 모든 것이 아직도 그곳에 있다.....볼 수도 있다. 느낄 수 있다, 볼 수 있다.
p.557 도시는 과거에도 여러 번 그랬듯이 '울분의 잔'cup og gall으로 남아 있다. 나는 내 정체성 및 출신 배경과 관련된 화제를 은근하게 넌지시 꺼내는 경우를 여러번 경험했다....믾은 사람들이...의미는 분명했다. 혈통에 대한 은근한 언급이었다.
p.558 우리가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모든 손님들이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1920년대에서 건너온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가치를 보호하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개인에 집중하느냐, 아니면 집단에 집중한느냐로 다르게 생각하였다.
p.559 나는 지적 연옥에 갇힌 채 사상의 양 극단을 시계추처럼 오가며 두 견해의 장점을 찾고 있다.
p.562 17세기에 세워진, 황폐함만 남은 가슴 아픈 유대교 회당을 뒤로하고...
p.563 "도착했어요." 루드밀라가 나직이 말했다. ...반세기 이상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잠든 3,500명의 시신이 있다....개인의 죽음, 그러나 집단의 죽음
...우연히 둘 다 불운한 집단에 속해 있었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햇빛이 연못의 물을 따뜻하게 데우고, 숲은 나를 무성한 갈대밭으로 단숨에 푸른 하늘로 끌어올렸다. 허공으로 솟구친 바로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옮긴이 말
법무법인 THE FIRM 대표 변호사 정철승
...
도쿄 국제군사재판에 기소된 일본 전범들은 모두 침략전쟁에 관한 점죄에 대해서만 처벌았다.이는 이 책에서 묘사된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에 회부된 나지 지도자들이 침략범죄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 학살 등에 대해서도 '인도에 반하는 죄'가 인정되어 함께 처벌된 사실과 대비된다.
국제법상 범죄는 소멸시효가 없다.
'5.18 망언처벌법' 제정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논란은 결코 타협하고 양보할 수 없는 최소한의 보편적 정의와 양심인 '인도에 반하는 죄'를 부정하는 또 하나의 '인도에 반하는 죄'...
우리 사회는 자신의 깊은 상처조차도 성찰하지 못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