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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무법자 삼성의 행동대장? 힘 있는 여당 의원조차 삼성 장학생?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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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MorningLonDon
기사입력 2015.07.29 18:40

검찰은 무법자 삼성의 행동대장인가

 

서울중앙지검의 삼성 봐주기식 무혐의 처분 이후 안되겠다 싶어서 청와대 신문고에 탄원도 하고 서울고등검찰청의 ‘고검장과의 대화’ 방에 삼성SDS에 대한 사기혐의를 공정하게 수사해 줄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럴 때 마다 청와대 신문고에 탄원한 민원은 대검찰청으로 이첩이 되었다고 매번 앵무새 같은 답변서만 왔다.

“귀하가 대통령 비서실에 제출한 진정서는 수사기록에 편철하여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하겠습니다.” 처음 이런 내용의 답변서를 받을 때는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하였다. 당시 서울고검장은 안대희 고검장이었는데 국민 검사로 이름이 정평나 있었기 때문이다. ‘고검장과의 대화’ 방에 남긴 글은 하루에도 몇 번씩 혹시나 무슨 진행사항이라도 있나 싶어서 확인해 보았지만 사건담당자에게 통보했다는 간략한 댓글만 달리다 나중에는 ‘공람종결’로 끝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우는 아이 젖 한모금 더준다.” 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청와대와 검찰청에 탄원을 하였다. 어떤 때는 종이에 직접 편지형식으로 작성해서 등기우편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매번 돌아오는 답변은 옹색하기 짝이 없는 앵무새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한번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것을 믿고 의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 자신 스스로가 다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시기에 콤텍시스템의 기업사냥은 착착 진행되었고 직원들 일부는 동요하여 콤텍시스템으로 이직하게 되었고 또 어떤 직원은 우리 회사가 망하나 싶어서 다른 직장을 찾고 있었다. 나 모르게 다들 면접들을 보고 다니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눈빛을 통해서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이 나라 조국에서 사업을 펼친게 너무나도 원망스럽게 느껴지곤 했다.

틀림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사법질서’가 존재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약자가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하자, 나 스스로가 후회스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나는 삼성SDS를 검찰에 고소만 하면 검찰 스스로가 알아서 공정한 수사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검찰은 이 나라의 ‘사법질서’ 를 공정하게 지키는 조직이 아니라 상대를 봐가면서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사건을 최대한 국민들께 오픈 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검찰은 어느새 나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벽’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넘어야 할 벽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사장님, 국회생방이랍니다

 

나는 삼성SDS와의 악연 후, 대한민국에서 힘없는 약자들은 감히 뛰어 넘을 수없는 다양한 벽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통감했다. “나는 대한민국에 속았다. 도대체 이 나라 ‘사법정의’는 무엇이란 말인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라면 누가 과연 법을 지키며 땀 흘려 노력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하룻밤 자고나면 또 다른 새로운 다짐으로 나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버티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05년 5월 초, 국회 토론회에서 만났던 심상정 의원실의 오진아 보좌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 오진아 보좌관인데요, 국회에서 재벌대기업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하는데, 사장님 사례를 발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시기라 오진아 보좌관의 전화는 나에게 신선한 자극과 함께 희망을 주었다. 나는 “정말 고맙습니다,” 라며 흔쾌히 응했다.토론회에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앞선 다른 토론으로 준비돼있던 자료도 충분했지만 좀 더 임팩트 있는 발표를 위해서 만전을 기하였다. 그렇게 토론 자료를 준비해서 당일 날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국회를 방문했다. 그 날은 17대 국회 의원체육대회가 있는 날로 국회 전체가 온통 체육대회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나는 의원회관 안내 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발급받고 7층에 위치한 심상정 의원실부터 방문했다. 

 

“어머, 조 사장님 일찍 오셨네요. 사장님 방송 복이 많으신가봐요? 오늘 국회생방으로 진행한답니다. 너무 잘 되었습니다.” 했다. 나 역시 너무 잘되었다 싶어서 큰 기대감에 흥분이 되기도 했다. 그 날 생방송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른 토론회 일정 하나가 생각만큼 참여 인원이 없어서 우리 쪽에 생방송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 당시부터 방송복은 억세게도 좋았다. 국회 생방송 경우 청와대와 관련 부처에서 집중적으로 시청한다고 했다. 그 날 토론회는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진행하였는데 방송 카메라 세대가 눈에 띠였다.

토론회는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했고 토론을 주관 했던 민주노동당 의원이 사회를 보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발제를 맡았다. 그리고 이번 토론의 하이라이트인 피해 중소기업들의 사례발표 시간이 시작되었다. 

 

내 순서가 오자, 나는 내가 경험한 삼성SDS의 몰지각한 사기행각을 있는 그대로 폭로했고 검찰의 삼성 봐주기 수사에 대해 목이 터져라 성토하였다.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방청객들은 우레와 같은 큰 박수로 나의 투쟁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나의 사연을 생방송으로 지켜본 분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았다. 토론이 끝난 후 김영춘 의원은 나에게 이런 귀엣말을 했다. 

“사장님. 제가 힘이 있는 의원입니다. 꼭 좀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 

“네 의원님, 제가 너무 억울하고 힘든데요, 꼭 좀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라고 정중히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날 발제를 맡은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도 나에게 용기 잃지 말라고 격려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날 토론에서 내가 강조해서 발표한 내용은,

1.삼성SDS가 우리은행 입찰 후 부당하게 납품단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강요한 사례. 

2.우리은행의 입찰조건을 속였던 내용.

3.검찰에 고소하지 않겠다는 포기각서 요구였다.  

그렇게 토론회가 끝난 후에는 전경련에서 참석한 모 상무와도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는 우리은행 사건에 대해 뭔가를 아는 눈치로 이런 말을 했다. 

“삼성SDS 건은 잘 알고 있는데요. 담당 임원이 오버해서 생긴 일입니다”

나는 '삼성도 잘못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제가 힘 있는 의원입니다

 

국회 토론 후 이노비즈협회(기술혁신형 중소기업협회)의 최OOO 정책실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김영춘의원과 학생운동을 같이한 선후배 사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문제는 김영춘의원과 함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나는 삼성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언제든지 마음을 풀고 그들과 손잡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당시 나는 이노비즈협회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가끔씩 그들과 중소기업 정책전반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는 관계였다. 

 

2005년 여름, 이노비즈협회의 제주지부 개소식 행사에 초대를 받고 사외이사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당시 중소기업청 김성진 청장도 참석했다.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내가 겪고 있던 문제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할 때는 참석자들 모두가 힘내라면서 응원의 박수를 쳐 주기도 했다. 김성진 청장은 삼성문제는 너무 힘들다며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삼성문제에 대하여 함께 공분하고 성토하는 동지적 관계가 되었다. 공중파 방송과 국회 토론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장님들도 나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 

 

이노비즈협회에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도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삼성문제에 대하여 청와대에 탄원하게 되면 진행사항을 알아봐주기도 한 고마운 사람이었다. 또한, 방OOO 사무총장 이란 분은 삼성SDS의 행태에 분노하여 나와는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재벌대 기업들의 불공정거래 실상을 익히 잘 알고 있던터라 나만 보면 차라도 한잔 꼭 주시면서  위로하고 격려를 해준 분이다. 이러다보니 이노비즈협회에서는 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게된 것이다. 

 

그해 가을 무렵, 김영춘의원은 삼성SDS 부사장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임원을 한정식 집에서 만나서 식사도 함께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내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삼성측의 불성실한 태도에 밥상을 엎고 김영춘의원이 식사비용을 계산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 사건 후에는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노비즈협회의 최OOO 정책실장은 내가 삼성SDS에게 입은 피해내용에 대하여 자세한 자료를 요구했다. 당시 협회에는 법무팀장인 김OO 변호사가 상주하는 체제라서 법적인 위법사항에 대하여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면서 김영춘의원과 삼성은 몇 차례 자리를 함께했고 협상을 위한 방안으로 삼성은 세 가지 방안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런데 2005년 11월 17일 회사가 기업사냥을 당하면서 내가 대표이사직에서 강제로 해임당하는 일이 발생되었다. 그러자 삼성측은 모든 협상을 중단하게 되었다. 나는 회사를 구하려는 마음에 김영춘의원에게 신속한 마무리를 부탁했는데 삼성 측으로부터 정보가 더 이상 나오질 않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삼성을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 후로는 이노비즈협회의 최 OO 정책실장도 나를 보면 피했다. 이런 행태를 지켜본 협회의 김 변호사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위로했다. 

당시, 2005년 국회 국정감사 전에 삼성측이 심상정 의원께도 협상을 제안했었다. 

“조 사장님, 삼성에서 자리를 만들어 달랍니다. 제가 중매를 서겠습니다. 이제 고생 그만하시고 사업에만 전념하세요.”

“네, 의원님 너무 감사합니다만, 삼성이 사과부터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일들을 회상해 보니 내가 몰랐던 여러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대단한 여장부였다. 국회에 나를 처음 소개시켜 주신 장본인이고 내가 힘들어 할 때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은 고마운 분이다. 당시에 나는 너무 아득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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